인천에 위치한 한 건물 층의 왼쪽에는 치과, 오른쪽에는 스타트업 사무실이 있습니다. 사무실에 들어서면 각종 제조 기기들과 한창 구강장치 기구를 다듬는 치과기공사가 보입니다. 거기서 문을 하나 더 지나면 여느 회사 사무실과 다름없이 모니터로 업무를 보는 직원들이 있고, 안쪽 사무실의 벽면에는 구강장치를 만드는 3D 프린터들이 놓여있는데요.
제조 장비와 일반 사무실이 함께 있는 이곳은 코골이, 이갈이, 수면무호흡 등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더슬립팩토리’ 사무실입니다. 더슬립팩토리 박준혁 대표는 “코골이로 고민하는 분들은 우선 ‘스마트파사’ 제품을 사용해 보면 장치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 것”이라며 “서비스 이탈률이 5%가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지난달 30일 박준혁 대표와 나눈 더슬립팩토리와 서비스 스마트파사에 대한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더슬립팩토리 창업 전
Q. 안녕하세요 대표님.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코골이를 비대면으로 해결하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 ‘스마트파사’를 운영하는 ‘더슬립팩토리’ 대표 박준혁입니다.
Q. 더슬립팩토리 창업 전 다양한 일을 했다고 들었어요.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지금보다 어렸을 때는 자산을 늘리는 데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대학생 때부터 장사를 했습니다. 식자재도매유통회사, 의류 회사에서도 일을 했고 자산관리와 감사 일도 했어요. 2년 간 카지노 딜러로도 일한 적 있고요. 20대 중반까지 특별히 잘 하는 일이 없어서 무엇이든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일단 해봤던 것 같아요. 그러다 우연히 네이버 광고 사업을 하는 친구를 알게 됐고, 그 친구의 영향으로 블로그와 온라인 광고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2010년대 중반에 마케팅 공부를 시작해서 마케팅 대행사 창업을 했습니다. 변호사, 의사, 회계사, 세무사 등 직업군을 타깃으로 하는 대행 광고를 했었고 수익도 좋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해봤던 경험이 지금의 창업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그 후에 더슬립팩토리를 창업하신 건가요?
아버지가 치과를 하고 계세요. 처음엔 아버지가 턱관절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스플린트 치료(구강 장치 치료)를 했는데 환자 중에 코골이도 같이 완화됐다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사업화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에 치과를 우선 코골이 특화 치료 병원으로 브랜딩 했습니다. 그때부터 직접 고객 상담을 하고 더슬립팩토리의 모태가 되는 ‘파사메디’를 창업하게 됐죠.
당시에 장치가 200만 원인데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고 싶어서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가 정말 많았어요. 그러다 18년도에 양압기가 보험적용이 되면서 환자 70%가 빠졌습니다. 위기의식을 느끼고 그 후로는 3D 캐드 디자인,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비대면 세일즈를 진행하기 위해 1년 반 정도 회사에서 살다시피 했고, 현재 판매중인 코골이 완화 구강장치 스마트파사의 초기모델이 되는 신제품 연구와 테스트를 지속했습니다. 테스트는 거의 1000번 넘게 한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20년도부터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한 구강 장치 상용화를 시작했습니다. 온라인으로 판매하면서 가격을 기존 치과에서 약 200만 원에 판매하던 장치를 68만 원까지 낮췄어요. 고객도 몇천 명으로 늘었고 POC도 검증이 됐을 쯤에 좋은 기회로 매쉬업벤처스에서 투자를 받으면서 회사명을 ‘더슬립팩토리’로 변경했습니다. 구강 장치 서비스인 ‘스마트파사’는 올해 구독 방식으로 전환했고 월 2만 원대로 가격을 한 번 더 대폭 낮췄습니다.
더슬립팩토리 서비스, 스마트파사
Q. 더슬립팩토리 서비스가 그렇게 발전했군요. 서비스 스마트파사에 대해서 더 듣고 싶어요. 스마트파사 제작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스마트파사 서비스는 비대면 제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병원에 와서 치아본을 찍지 않아도 집에서 편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먼저 홈페이지 내에서 스마트파사를 결제하면 키트를 보내드려요. 자가인상채득 키트로 치아본을 찍고 회수 신청을 하면 더슬립팩토리에서 완제품을 보내드립니다. 치아본을 뜨는 것은 20분 정도 소요되고 가이드 영상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완제품 수령까지는 최대 2주가 걸려요.
Q.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코골이 증상을 완화해주는 스마트파사 장치 원리가 궁금해졌어요.
사람이 잠을 잘 때 입을 벌리면 턱이 뒤로 처지고, 중력의 영향으로 기도를 누르게 돼요. 거기다 베개 영향으로 뒤에서 앞으로 미는 힘이 생겨서 기도가 한층 더 좁아지죠. 이 좁아진 기도로 공기가 지나면서 나는 소리가 코골이입니다. 사실 코골이는 코에서 나는 소리가 아닌 거죠. 이때 스마트파사의 장치를 입에 끼게 되면 다시 턱을 앞으로 내밀게 되고 공기가 잘 통하면서 코골이 소리가 줄어들게 됩니다. 스마트파사 장치는 착용했을 때 턱과 치아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는 기술이 탑재됐고 이미 지식재산권 등록을 완료했습니다.
Q. 스마트파사 사용 후 코골이 외에도 개선되는 점이 있나요?
코를 고는 사람들은 입을 벌리고 자니까 아침에 목이 아프다고 해요. 목이 칼칼해서 새벽에 깨는 경우도 많고요. 스마트파사 장치를 사용하면 입호흡이 차단되고 기도가 확보되니까 코를 골지 않게 되면서, 목이 더 이상 아프지 않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두통도 개선되고요. 물론 코골이가 있는 사람과 같이 자는 사람도 더 이상 코골이 소리로 스트레스받지 않고 숙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Q. 올해 스마트파사 서비스와 함께 앱을 출시했어요. 앱의 기능은 무엇인가요?
유저가 수면을 취하는 동안의 코골이 소리를 녹음한 뒤 수면 컨디션을 수치화시켜서 개인별 수면 리포트를 분석합니다. 맞춤형 구강장치를 사용한 뒤 코골이, 수면무호흡이 해결되고 수면의 질이 올라간다는 것을 수치로 보여주는 거죠. 소프트웨어 기술을 점차 강화해서 앱에 명상, 잠이 잘 오는 음악 등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콘텐츠는 스마트파사를 구독하는 유저에게는 무료로 제공하려고 해요.
Q. 더슬리팩토리 담당인 매쉬업벤처스 신인모 수석심사역은 더슬립팩토리의 강점을 ‘장치를 통한 명확한 솔루션’이라고 했습니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스마트파사 서비스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개인 맞춤형 장치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점.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으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맞춤형 장치를 월 2만 원에 서비스하는 곳은 현재 더슬립팩토리 밖에 없고, 앞으로도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POC 검증은 이미 마친 상태고, 코골이 문제로 힘들어하는 분들은 일단 스마트파사 제품을 사용해 보면 장치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아실 거예요. 그래서인지 서비스 이탈률도 매우 낮은 편입니다. 사용 이탈률이 5%도 채 되지 않습니다.
결국 스타트업은 솔루션이 확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업 밸류보다 실제로 서비스가 잘 되느냐 안 되느냐가 중요하니까요. 스마트파사 제품은 솔루션이 확실합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기능과 가격 면을 모두 따졌을 때 합리적인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쉬업 패밀리사 더슬립팩토리
Q. 매쉬업벤처스에서 지난 22년에 초기 투자를 받았습니다. 매쉬업벤처스와의 첫 만남은 어떻게 가지게 되었나요?
모 유명 VC 대표님이 파사메디 때부터 오랫동안 저희 제품을 이용한 고객이세요. 주변 분들에게 제품 추천도 많이 해주셨고요. 투자 IR을 준비할 때 대표님이 매쉬업벤처스에 더슬립팩토리를 소개해주시면서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Q. 더슬립팩토리 담당 심사역인 인모 님과의 첫 만남이 기억나시나요?
온라인 화상미팅으로 뵀습니다. 사실 그전까지 많은 투자사에서 IR을 하면서 서비스에 대해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관점으로 대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인모님은 아니었어요.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시고, 피드백도 조리 있게 잘해주셨던 게 기억이 남아요.
Q. 매쉬업 패밀리사 된 이후 좋은 점이 있다면?
동료가 생긴 기분입니다. 주변에서 스타트업에 투자한 뒤 소통을 잘 하지 않거나 서포트가 없는 삭막한 투자사도 많이 봤거든요. 매쉬업벤처스는 문제가 생기면 도움도 많이 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입니다. 그리고 매쉬업벤처스 밸류업 프로그램 중 매달 여러 분야 전문가와 1:1로 만나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매쉬업 커넥트’ 프로그램도 만족스럽습니다. 거의 매달 신청하고 있을 만큼 얻어가는 것이 많은 프로그램이에요.
게다가 TIPS 지원 후 TIPS 매니저님, 심사역님, 파트너님께서 정말 열심히 도와주셔서 한번에 선정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TIPS가 쉬운 과제가 아니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훌륭한 팀과 매쉬업벤처스 분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시 한번 TIPS 담당자인 이수빈 매니저님, 더슬립팩토리 담당이신 신인모 수석심사역님, 박은우 벤처파트너님, 그리고 최윤경 이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는 매쉬업벤처스 패밀리사라는 자부심이 생겼다는 걸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스타트업 네트워킹 자리에 가서 매쉬업벤처스에서 투자받았다고 하면 반응이 확실히 다르거든요. 스타트업 업계에선 매쉬업벤처스가 워낙 유명하니까요.
앞으로의 목표
Q.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찬 일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고객 후기를 볼 때인 것 같아요. 스마트파사 제품으로 삶의 질이 달라지고 인생이 바뀌었다는 후기도 있었는데요. 거짓말이 아니라 눈물까지 나더라고요. 제가 만든 서비스를 이렇게 필요로 하는 고객이 있고, 서비스 사용 후 고객의 삶이 변화했다는 사실이 너무 뿌듯합니다.
Q. 글로벌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으신가요?
네, 해외법인도 이미 만들어 놓은 상태입니다. 미국에서 관련 전시회를 하면 매번 참석하고 있고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은 미국과 일본 진출을 먼저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더슬립팩토리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최종적으로는 최소 5개 이상의 나라에서 더슬립팩토리 제품을 원활하게 서비스하고, 구독자들이 만족하는 K-의료기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스마트파사 제품을 시작으로 더 넓은 수면 용품시장으로 뛰어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