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는 어떤 스타트업에 투자를 할까요? 비록 뛰어난 스타트업일지라도, 보통 투자자에 따라 선호도에 차이가 있기 마련입니다. 투자사별로 투자 철학과 투자 성향에 차이가 있으며, 동일한 투자사 안에서도 개별 파트너/심사역에 따라 투자 기준이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그 투자사는 이런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라고 일반화해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초기 투자자로서 투자를 검토할 때 고민하는 요소들과 포트폴리오사 후속 투자 유치 과정에서 후속 투자자들이 고려하는 요소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인 부분들이 있습니다. 개별 투자자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크게 ‘팀’과 ‘시장’ 두 가지 관련된 부분들을 많이 고려하는 편입니다.
초기 투자자일수록 스타트업이 의미 있는 지표가 아직 없고 가설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가 많기 때문에, 이 중 ‘팀’에 좀 더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스타트업의 여러 가지 지표에 기반해 ‘시장’도 더 신중하게 고려하는 편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투자 리스크 요소가 많기 때문에, 초기 투자자는 투자해야 하는 확실한 이유 한 두가지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단점에 대한 방어도 필요하지만, 확실한 장점에 대한 어필을 하는 전략이 더 나을 수 있죠. 반면에 후기 투자자일수록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기에, 단점에 대한 방어도 중요합니다.
투자는 도박이 아니지만, 초기 투자는 한두 장의 카드만을 받은 상태로 베팅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 마치 포커(Poker) 게임에서의 상황과 닮은 면이 있습니다. 후기 투자자가 더 많은 카드를 받는 것에 비해, 시드 투자자는 단 한 장의 카드만으로, 프리 시리즈 A 투자자는 두 장의 카드만을 가지고, 그리고 시리즈 A 투자자는 세 장의 카드를 가지고 투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나 할까요? 그렇다면 이 중, 한 두장의 카드라고 볼 수 있는 첫 번째 고려 사항인 ‘팀’과 관련된 요소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팀'과 관련해 검토하는 요소
아직 투자 유치를 하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 경우, 대부분 의미 있는 지표가 적고 때론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해야 할 때도 있기 때문에 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집니다. 투자자는 팀과 관련해 공동창업자들과 핵심 인력들에 대해(특히 대표)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검토하는데, 각 요소들의 가중치는 개별 투자자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팀과의 미팅을 통해 판단하지만, 보조적으로 평판조회 정보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후기 투자자 경우 스타트업의 조직 규모가 크기 때문에, 때로는 주요 멤버에 대한 개별 인터뷰를 따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1. 꿈의 크기와 집념
투자자는 공동창업자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가치관을 따르고 있으며, 어떻게 서로 모였고, 왜 창업을 하게 되었으며,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 진정성은 어떤지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또한, 팀이 가진 꿈의 크기(단순한 욕심이 아닌)와 이루고자 하는 집념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도 중요합니다. 이는 대표와 공동창업자가 가진 꿈이 크고 의지가 강할수록, 창업을 하면서 접하는 어려운 상황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요하게 헤쳐 나가는 경우를 실제로 많이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꿈의 크기는 해당 스타트업이 향후 얼마나 크게 성장할 것인지와도 연관성이 있는데 만약 시장이 크더라도 꿈이 작다면, 성공하더라도 그 규모가 투자자의 기대치에 못 미칠 수 있기 때문이죠.
2. 커뮤니케이션 능력, 학습 능력, 실행력
‘유창한 언변’이 아닌 ‘정확한 정보 전달력과 설득력’ 의미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무척 중요합니다. 특히 대표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리더십, 인재 영입, 영업, 외부 협력관계 구축, 투자 유치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대표 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원활한 의사소통 없이는 협업이 필요한 조직에서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타인에 대한 불신과 아집이 강한 대표는 혼자서 주요 업무들을 모두 처리하기 때문에 조직의 성장엔 한계가 있죠.
그리고 핵심 멤버들의 현재 역량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먼저 본인이 무엇을 모르는지부터 깨닫고 배우고자 하는 자세와 빠른 학습 능력입니다. 대표와 공동창업자는 다양한 경영지식도 습득해야 하고, 교과서가 아닌 실제 현장 경험에서 겪는 시행착오를 통해서도 빨리 깨닫고 배워야만 하죠.
마지막으로 사업의 성공 여부는 결국 실행력에 달려 있습니다. 멋진 사업계획서가 있더라도 생각만 하고 말만 앞설 뿐 실행하지 않는다면, 모두 의미가 없습니다. “Think big, Start small, Scale fast!” 문구처럼, 책상에 앉아 머릿속으로 고민만 하기보다는 일단 실행을 통해 빨리 현장에서 부딪히며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해 나가야만 합니다. 하나의 사례로, 제가 통합 근태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시프티’에 투자 검토할 때 인상 깊었던 부분이 바로 빠른 학습 능력과 시장을 예단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면서 고객의 니즈를 하나씩 파악해 나가는 실행력이었습니다. 이처럼 투자를 할 때, 학습 능력과 빠른 실행력은 투자 의사 결정에 있어 큰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
3. 조직 역량과 이력
투자자는 대부분 다수의 공동창업자로 구성된 팀에 대한 투자를 선호합니다. 공동창업자로 구성된 팀이 1인 창업팀보다 조직 역량이나 다양성 측면에서 경쟁우위에 있을 때가 많으며, 대표의 리더십 검증에도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투자자는 ‘이 스타트업에서는 진행하려는 비즈니스 모델에 필요한 역량과 경험을 갖춘 멤버들이 꼭 필요한데, 과연 이 팀이 고객의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는가?’를 검토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ICT 쪽 스타트업이라면 개발자가 내부에 있거나, 아니면 외부에 적절한 개발자 후보가 있거나 관련 인재 영입 능력이 있어야 하죠. 그러나 마케팅이 가장 중요한 사업인데 개발자로만 구성된 팀이라든지, AI 기술이 제일 중요한 사업인데 “투자해 주시면 훌륭한 개발자를 찾아보겠습니다”라고 한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곤란합니다. 내부에 부족한 핵심 경쟁력이 있다면 향후라도 내재화가 가능한 방안을 마련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멤버들의 결속력과 상호 보완이 가능한지도 투자자의 주요 관심사입니다. 투자자는 팀이 어떻게 모였고, 상호 신뢰의 정도와 비전 공유 및 결속력은 어떤지, 적절하게 역할 분담을 하고 있는지, 논리적인 사고와 데이터에 기반한 합리적이고 스마트한 전략 수립 능력이 있는지 등을 고려합니다. 지분 구조도 염두에 두는데, 지분이 적절하게 배분되지 못하면 역량 있는 멤버들의 열정을 제대로 끌어내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죠. 특히 투자자는 대표를 포함한 공동창업자 모두가 1/N 지분을 가진 지분 구조를 가장 불호합니다. 또한, 팀이 필요한 역량과 경험을 갖추었는지를 판단할 때 멤버들의 이력도 참고하는데, 이는 멤버들의 이력이 조직 역량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죠. 투자자에 따라 이력에 어느 정도 가중치를 두느냐는 다른데, 일부 창업자들이 생각하듯이 이력만 보고 투자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좋은 이력이 투자자의 관심을 끌어 첫 미팅까지는 유리할 수 있겠지만, 이후에는 결국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투자 결정을 합니다.
4. 신뢰와 인간적인 매력
대다수의 투자자는 기본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팀이라면, 아무리 뛰어난 능력과 자질, 매력적인 시장을 가졌더라도 결코 투자할 수 없습니다. 간혹 단점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팀도 있는데, 이것은 팀 관련해 가장 큰 리스크이죠. 투자자를 잠재적인 파트너로 생각한다면 솔직하게 이야기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팀 스스로 자신감을 가져야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창업자가 스타트업에 친화적인 투자자를 선호하듯이, 투자자 또한 투자자에 대해 공감 능력이 있는 팀을 선호합니다. 스타트업의 이해관계자(Stakeholder)에는 임직원, 고객뿐만 아니라 투자자와 주주, 사회도 있기에, 투자자에 대한 배려도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합이 잘 맞다고 느껴지는 창업팀이 따로 있는데, 논리적으로는 설명이 힘든 인간적인 매력도 일부 투자에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핵심 멤버들을 인간적으로 파악하기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며, 결국 투자자 개인의 경험과 성향에 따른 주관적인 부분이 투자 판단에 많이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마치 연애 시작 전에 서로 눈치를 살피듯이, 시간을 두고 차나 식사를 같이 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시장'과 관련해 고려하는 점
후기 투자자일수록 팀 외에도 시장의 현황과 여러 지표(Traction)를 통한 시장 관련된 심도 있는 검토가 보다 중요해집니다. 초기 투자자 경우엔 초기 스타트업의 지표가 아직 부족하기에, 제한된 지표 정보로 미래의 시장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시장의 니즈와 제품의 경쟁력에 기반하여 시장 가능성을 어느 정도 추정하는 편입니다.
투자자는 스타트업과의 미팅 이후 직접 관련 시장에 대한 조사를 통해 먼저 시장 전반을 파악합니다. 그리고 필요하면 스타트업에 세부적인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B2B 사업의 경우 실제 고객 인터뷰를 통해 이용 경험을 문의하기도 합니다. 이때 투자자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검토하게 됩니다.
1. 고객의 니즈(Needs)
투자자는 고객의 니즈가 정말로 강한지, 주요 고객군은 누구인지, 그리고 그 제품을 위해 고객들이 기꺼이 돈을 낼 의향이 있는지를 먼저 고려합니다. 보통 이미 알려진 니즈를 새로운 혁신적인 제품으로 만족시키는 경우에는 잠재적인 시장 크기를 예측하기 쉬운 편이지만,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새로운 시장의 경우엔 고객의 니즈가 얼마나 강한지로 그 크기를 추정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죠. ‘드라마앤컴퍼니’의 명함 관리 서비스인 ‘리멤버’ 경우, 저부터 헤비 유저였지만 대다수 투자자의 고충(Pain Point)을 해결해준 서비스였습니다. 그리하여 저도 첫 시드 투자를 쉽게 결정할 수 있었고, 후속 투자자들도 시장의 니즈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투자 유치를 떠나 대다수의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고객의 니즈를 해결할 방법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라기보다는,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찾지 못해서라는 점입니다. 제품과 시장의 적합성(PMF : Product Market Fit)은 스타트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특히 테크 스타트업이 적합한 시장을 제대로 찾지 못하면, 시장이 원하는 게 아닌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타이밍’도 중요한데, 니즈가 존재하더라도 시장이 언제쯤 본궤도에 오를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경쟁사보다 빨리 움직여 시장을 선점해야 하지만, 너무 시대를 앞서갈 경우 투자자가 투자를 망설일 수도 있습니다.
2. 목표 시장의 속성 (잠재적 시장 크기, 성장성과 지속성, 주변 환경)
스타트업이 첫 투자 유치에 실패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목표 시장의 크기가 너무 작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전체 시장의 크기가 최대 100억 원 밖에 안 된다면, 이중 절반을 차지하는 과점형태가 되어도 매출 50억 원이 한계이기에 기관투자자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게 됩니다. 잠재적인 시장 크기에 대한 예측은 각자 다를 수밖에 없고 오차도 있지만, 투자자를 설득하여 투자자가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공감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인테리어 플랫폼인 ‘오늘의 집’을 서비스하는 ‘버킷플레이스’ 경우 시드 투자자는 향후 1인 가구를 포함해 젊은 층에 인테리어가 하나의 문화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였기에, 비교적 빠르게 투자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프리 시리즈 A 후속 투자 유치 때에는 일부 투자자가 “1인 가구가 굳이 인테리어에 큰돈을 쓸까?”라는 의구심을 가져, 이를 설득해야 하는 숙제가 있기도 했습니다.
투자자에게 시장 관련해 또 중요한 것이 시장의 ‘성장성’과 ‘지속성’입니다. 시장 자체의 성장성이 작다면 해당 분야 스타트업의 성장성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죠. 지속성도 중요한 요소인데, 지속성이 짧다면 스타트업은 얼마 안 있어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해야만 합니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가 “10년 후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보다 10년 후에도 바뀌지 않을 것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이 더 중요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처럼 장기간 지속이 가능한 시장을 원하죠.
시장의 주변 환경도 투자자가 고려하는 요소입니다. 가령 규제 이슈는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측면에서 중요한데, 앞으로 관련 법규가 어떻게 재정비될 지에 대해서도 고려하게 되죠. 그리고 때로는 정치적 이슈가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법적인 회색 지대일 경우, 투자자는 현행법상 문제가 있는지에 관한 변호사 의견서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때 사드 문제로 인해 중국 시장 관련된 분야의 스타트업이 많은 영향을 받았고, 시장에 민감한 투자자는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꺼리기도 하였죠.
3. 스타트업의 성장 속도와 경쟁우위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은 J커브를 그리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준비 기간에는 성장이 더디더라도,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가면 연간 수백 % 이상 성장해야 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지표와 시장 점유율 외에 성장 속도가 중요합니다. 요즘은 경쟁사들이 워낙 많아,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일지라도 뛰어난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나타나 빠르게 성장한다면, 단기간 안에 따라 잡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투자자는 노동집약적 서비스처럼 빠른 성장이 힘들고 수익성에 한계가 있는 사업은 기피하는 편입니다. 대신 ICT 업종처럼 빠른 성장이 가능하고 한계비용(Marginal Cost)이 낮은 사업을 선호합니다.
만약 선두주자라면 시장에서 후발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어야 하며, 후발주자라면 선두주자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어야 합니다. 투자자는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현재의 경쟁사나 잠재적인 미래의 경쟁사와 비교하여 어느 정도 우위인지를 검토하는데, 때론 경쟁사를 따로 직접 만나 비교해 보기도 합니다. 초기 스타트업 경우 지표만으로는 경쟁우위를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에 팀이 가진 역량 또한 경쟁우위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이외에도 독보적인 기술력이나 차별화된 전략 혹은 고객에 대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등을 검토하게 됩니다. 성장한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시장 점유율을 포함한 선점 효과나 후발 경쟁사와의 지표의 격차 등 을 추가로 검토합니다. 이러한 경쟁우위나 진입장벽은 경쟁사와 구분이 모호하면 안 되고, 투자자가 보기에도 명확하게 느껴질 정도로 엣지가 있어야만 합니다.
4. 수익성과 회수 가능성
수익성은 시기를 늦추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스타트업의 숙제입니다. 투자자는 스타트업에 언제쯤 의미 있는 매출이 나올지, 언제 손익분기점을 넘어 이익이 날지, 미래에는 어느 정도 규모로 이익을 낼 수 있을지도 검토합니다. 스타트업은 투자자에게 어떤 수익 모델을 통해 매출과 이익을 낼 수 있는지와 수익 모델 관련해 현재까지 검증된 지표도 보여줘야 합니다. 수익성을 위해서는 한계비용을 최소화하여 마진을 높일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이거나, 마진이 작지만 규모의 경제를 통해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하거나, 고유의 경쟁우위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마진을 유지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스타일쉐어’ 경우 시리즈 A 투자 유치 때, 당시 적용한 광고 수익 모델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투자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e커머스 수익 모델을 적용한 뒤 시리즈 B 투자 유치 땐 가파른 e커머스 성장 지표와 낮은 고객 유입 비용으로 투자자들 모두 만족하였습니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회수가 아직 숙제인데, 스타트업이 성장하여 매출이 급신장하고 이익이 충분히 나면 기업공개나 M&A를 통한 회수 기회가 생기게 됩니다. 만약 매출이 크게 성장하기 힘들다면, 대신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여 M&A 가능성을 높여야 하죠. 구주매각도 향후에 기업공개나 M&A 두 가지 가능성 중 한 가지는 있어야, 현재 매수자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상환은 이러한 방식의 회수가 모두 불가능한 경우 불가피하게 이루어지는 플랜 B에 가깝습니다.
스타트업은 부족한 점이 있기 마련이기에, 지금까지 설명한 요소들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다소 부족하더라도 결국 투자자 눈높이에 맞으면, 투자를 결정하게 됩니다.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를 하지 못하면 무척 아쉬운 것처럼, 투자자도 좋은 스타트업을 놓칠 때 아쉬움이 큽니다.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이라는 스타트업 투자의 특성상, 실패할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보다 성공할 스타트업에 투자 못 한 것이 기회손실이 더 크죠. 긴 투자 검토 과정을 마치고 투자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것도 ‘인연’이 있어야만 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매쉬업벤처스는 어떤 관점으로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지, 실제 투자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콘텐츠를 아래 링크로 공유드립니다.
출처: 『스타트업 투자 유치 전략』 매쉬업벤처스 이택경, 한국벤처투자,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