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진 요즈음. 흔히 말하는 개발자 품귀현상으로 많은 IT 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세컨드팀’은 ‘해외 개발자 채용’이라는 새로운 안을 제시합니다. 세컨드팀의 서비스 ‘슈퍼코더’는 최대 6개월이 걸리는 기존 개발자 채용 과정을 단 2주로 단축하고, 직접 검증 단계를 걸쳐 상위 5%의 개발자를 채용합니다. 실력 있는 해외 개발자를 한국 개발자 대비 절반 가량의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고용할 수 있는 슈퍼코더 서비스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기업은 있어도 한 번만 사용한 기업은 없다’고 할 정도로 매력적인 서비스인데요. 지난 16일 세컨드팀 최재웅 대표와 만나 세컨드팀과 슈퍼코더에 대한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세컨드팀 창업 전
Q. 안녕하세요 대표님.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역량이 뛰어난 글로벌 탑 5% 개발자를 신속하게 채용할 수 있는 서비스 슈퍼코더를 운영하는 세컨드팀 대표 최재웅입니다.
Q. 세컨드팀 창업 전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오라클에서 시스템 엔지니어 및 시스템 컨설턴트, 스위스 건강관리 스타트업 도모세이프티에서 제품·서비스 총괄 및 운영 책임자, 그리고 싱가포르 블록체인 스타트업 창업까지 다양한 일들을 하셨어요. 첫 번째 창업부터 지금의 세컨드팀까지 걸어온 과정이 궁금해요.
6년간 스위스에서 일을 하다가 2017년에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게 돼서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블록체인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당시 창업을 하고 투자를 많이 받았어요. 투자금으로 2018년에 개발자를 40~50명 정도 뽑았죠. 지금처럼 개발자 구하기가 치열하지 않아서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다음 해부터 개발자 이직이 잦아지고, 개발자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실력 있는 개발자를 뽑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채용 플랫폼, 헤드헌터 등 다양한 방법을 써봤지만 해결방법을 찾지 못했어요. 그러던 중에 베트남 개발자 업체를 소개받았습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원격 근무 형태로 베트남 현지 개발자를 고용했는데 개발자 실력도 뛰어나고 태도도 좋았습니다. 저와 같은 개발자 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해외 개발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에 세컨드팀을 창업하게 됐습니다.
One-stop Tech HR 서비스, 슈퍼코더
Q. ‘세컨드팀’과 서비스 ‘슈퍼코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개발자를 보통 코더(Coder)라고 하는데, 세컨드팀에서 연결시켜 줄 해외 개발자는 평범한 개발자가 아닌 출중한 능력을 갖춘 슈퍼(Super) 개발자라는 의미에서 서비스명을 ‘슈퍼코더’로 지었습니다. 회사명 ‘세컨드팀’은 고객사의 내부팀 다음으로 그들의 고민에 공감하는 두 번째 팀이 되어주자는 생각으로 지었어요. 참고로 로고 스케치도 제가 직접 했습니다. (웃음)
Q. 슈퍼코더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슈퍼코더는 기업에게 글로벌 개발자 채용을 위한 HR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글로벌 개발자 발굴, 검증, 매칭에서 끝나지 않고, 채용 이후 개발자 HR 관리까지 맡고 있습니다.
Q. 해외 개발자 고용 프로세스가 궁금합니다.
먼저 기업의 담당자가 슈퍼코더 플랫폼에 채용공고를 올립니다. 예를 들어 Java 3년 차를 구인한다고 하면 관련 공고를 슈퍼코더 플랫폼에 게재하는 거죠. 그러면 수 일 안에 세컨드팀이 갖고 있는 60개국의 개발자 풀에서 해당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추천받을 수 있습니다.
추천되는 개발자들은 모두 슈퍼코더의 개발자 검증에 통과한 인재입니다. 슈퍼코더는 4단계의 개발자 검증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1) 이력서 검증 2) 전화 인터뷰 3) 코딩 테스트 4) 라이브 기술 면접을 통과한 개발자만이 고객사와 연결됩니다. 실력 있는 개발자를 뽑기 위해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지원자의 5%만 선발돼요. 마지막으로 고객사는 추천받은 개발자들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뒤, 기업에 가장 적합한 개발자를 채용합니다.
일반적으로 한국 개발자를 뽑으려면 3-6개월이 걸리지만 슈퍼코더는 이 과정으로 단 2주 만에 개발자를 채용합니다. 채용 이후엔 슈퍼코더에서 개발자 계약서 작성, 임금 지급, 성과 관리, 온보딩, 오프보딩과 같은 HR 관리도 지원하고 있어서 고객사는 개발자와의 협업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Q. 슈퍼코더로 해외 개발자 채용 시, 기업은 고용 비용이 절감된다고 들었어요.
네, 슈퍼코더로 추천받는 해외 개발자 연봉은 한국 개발자 연봉의 1/2 정도 됩니다. 한국 기업은 저렴한 가격에 실력 있는 개발자를 채용해서 좋고, 해외 개발자는 현지 기업에서 받는 것보다 높은 임금을 받고 일할 수 있어 좋습니다.
Q. 슈퍼코더의 60개국 개발자 풀에는 어떤 나라들이 있나요?
인도, 파키스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그리고 동유럽 국가와 아프리카 대륙 등의 개발자들이 슈퍼코더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16,000명의 글로벌 개발자 풀을 갖고 있어요. 해외 개발자 근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한국과의 시차입니다. 시차가 5시간 이상 차이 나면 한국 업무 시간에 참여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아프리카 국가 가나에 살고 계시는 개발자가 채용된 건이 있습니다. 성장욕구가 절실한 개발자 분이라 시차가 9시간이 차이 나는데도 한국 오피스 타임에 맞춰 일하고 있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Q. 열정이 대단하고 멋있는 개발자 분이네요. 슈퍼코더로 매칭된 사례 중 기업의 후기도 몇 개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첫 번째는 국내 보안 솔루션으로 유명한 기업의 사례인데요, 해당 기업은 개발자가 50명이 넘을 정도로 큰 개발 조직을 갖추고 있습니다. 근데 점점 개발자 수요가 급증하고 이직이 잦아지면서 중고급개발자 이탈이 많아졌다고 해요. 그때 슈퍼코더 서비스를 통해 해외 개발자 1명을 채용했는데 업무적으로 결과가 좋아서 현재는 9명을 추가 채용한 상태고, 올해는 20명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해외개발자와 일하는 PM분은 해외 개발자가 책임감도 강하고 국내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실력자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세요.
두 번째는 스타트업의 사례입니다. 회사에 주니어가 많다 보니 개발 구조, 안정적인 서비스를 만드는데 한계가 있어 오랜 기간 경력직 개발자 모집을 했는데 사람이 잘 뽑히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슈퍼코더를 이용해 베트남 경력직 개발자를 채용했는데, 개발자분이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정화시키면서 서비스 출시까지 이끌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베트남 개발자 분이 전체 서비스 개발 총괄을 하며 한국 개발자를 이끌어 가는 중입니다. 고객사는 슈퍼코더 서비스에 만족하셔서 베트남 개발자를 추가 채용하기도 했습니다.
Q. 사례를 들으니 기업과 개발자의 업무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겠어요.
슈퍼코더를 통해 한 번 해외 개발자를 채용하기 시작하면 벗어날 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웃음) 지난해 30개 고객사 중에 15개 사에서 추가 채용을 요청했습니다. 나머지 15개사는 개발자 TO가 없거나 팀이 해체되는 경우 등이고요. 채용 속도, 비용 면에서 강한 이점이 있기 때문에 고객사에서 계속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Q. 간혹 해외 개발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때문에 고민하는 기업들도 있을 것 같아요.
우선 해외 개발자들은 영어 소통에 원활합니다. 최근 챗GPT, 통번역 툴이 발달되면서 커뮤니케이션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아요. 게다가 Google Meet에서는 라이브 번역 캡션을 제공하고 있어서 화상으로 소통할 때도 문제없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보다 중요한 것은 개발자의 개발실력과 업무 태도라고 봅니다. 개발 능력은 당연하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고 해결하려는 태도,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고 투명하게 공유하는 업무 방식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어요.
Q. 2023년부터 ‘슈코데이’를 통해 세미나를 진행하고 계세요. 2월은 애자일 방법론, 3월은 챗GPT와 관련된 세미나였는데요. 슈코데이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슈퍼코더를 이용해 준 고객사들에게 IT 관련 정보를 전달하며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세미나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사업을 하며 쌓은 IT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행사를 꾸리고 있고, 사람들에게 관심도가 높은 IT 주제로 준비하고 있어요.한국의 개발방법론은 제조업에서 사용하는 워터폴(Waterfall) 방법론이라 개발자 업무 방식과 맞지 않아요. 애자일(Agile) 방법론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지난 애자일 방법론 세미나 후에 해외 개발자와의 협업 시 많은 도움이 됐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3월 챗GPT 세미나는 500명이 신청할 만큼 인기가 뜨거웠고요. 오는 4월 세미나는 AWS 담당자와 함께하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세미나 그리고 5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챗GPT 활용방안’ 세미나를 준비 중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매쉬업 패밀리사, 세컨드팀
Q. 매쉬업벤처스에서 지난 21년 초기 투자를 받았습니다. 당시 매쉬업벤처스 심사역이 먼저 세컨드팀에 컨택한 걸로 알고 있어요.
맞아요. 2년 전만 해도 세컨드팀처럼 해외 개발자 채용 HR 서비스가 없었어요. 투자를 받기 위해 투자자를 만날 때마다 새로운 서비스를 설득시키는 과정이 쉽지 않았는데 감사하게도 매쉬업벤처스에서 먼저 연락을 주셨죠. 스타트업계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투자사에서 투자를 받게 되어 좋았습니다. 진행 과정도 2-3달 정도로 다른 투자사에 비해 빨랐고요.
Q. 세컨드팀의 담당 파트너는 이택경 대표파트너 님인데요. 혹시 첫만남이 기억나시나요?
이미 스타트업 업계에서 택경 님이 스타트업을 존중하고,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 분이라고 들었는데 실제로도 그러셨어요. 미팅 시 온화하면서도 냉철하게 판단해 주시는 모습을 보고 매쉬업벤처스가 좋은 투자사인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Q. 매쉬업 패밀리사 된 이후 좋은 점이 있다면?
매쉬업벤처스에는 ‘매쉬업 패밀리 DAY’, ‘연도별, 분야별 소모임’, ‘매쉬업 세미나’ 등 매쉬업 패밀리사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요. ‘매쉬업 커넥트’를 통해 각 분야 전문가와 만나서 1:1로 오피스 아워도 할 수 있고요.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많다는 게 장점입니다.
세컨드팀의 목표
Q.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찼던 일이 있을까요?
서비스 초기에 채용한 베트남 개발자 중에 실력도 좋고 열심히 일하는 개발자가 있었어요. 지난해 회사에서 베트남 현지 워크숍을 열면서 처음 만나 뵀는데 하반신이 마비돼서 다리가 불편한 분이었습니다. 워크숍 장소가 집에서 먼데도 불구하고 오셔서 저희에게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장애가 있어서 베트남에서 출근하며 일하기 쉽지 않았는데 슈퍼코더를 통해 어떠한 차별도 없이 리모트로 근무할 수 있어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했습니다. 실력에 초점을 맞춰서 개발자를 검증하기 때문에 신체장애, 외모, 편견 등에 구애받지 않고 채용하는 슈퍼코더 서비스가 이러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고 소명의식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된 계기였어요.
Q. 올해 기대할만한 슈퍼코더의 소식이 있을까요?
AI 기술과 관련된 서비스가 출시될 계획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서비스가 론칭되면 확인해 주세요. 작년까지는 슈퍼코더 서비스와 플랫폼 검증의 시기였어요. 이제 POC(Proof of concept)는 마쳤고, 검증된 서비스와 플랫폼으로 빠른 성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국내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마이크로소프트 런처’ 프로그램으로 파트너십도 맺은 상태입니다. 런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은 개발자 채용 수수료를 1회 면제해 주는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해외 진출도 생각하고 있는데요, 한국과 시차가 크게 나지 않는 호주, 싱가포르, 일본, 홍콩, 뉴질랜드 등 APAC(Asia-Pacific,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Q. 세컨드팀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동일한 채용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HR 서비스를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