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여전히 화두다. 생성형 AI(Generative AI)란 텍스트, 오디오, 이미지 등 기존 콘텐츠를 활용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AI 기술로, 최근엔 생성형 AI를 활용한 ‘발렌시아가 밈’이 유행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발렌시아가 밈은 영화 속 주인공 혹은 유명인사가 프랑스 패션브랜드 발렌시아가(BALENCIAGA) 패션쇼에 출연한 듯한 영상을 만드는 것으로, 대중에게 익숙한 인물이 모델처럼 강렬한 표정과 모션을 취하는 모습에서 사람들의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발렌시아가 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생성형 AI는 대화형 인공지능으로 관심이 뜨거운 오픈AI의 ‘챗GPT’, 텍스트를 입력하거나 이미지 파일을 삽입하면 그림을 생성해 주는 그림 인공지능 ‘Midjourney(미드저니)’, 인물의 목소리를 업로드하면 해당 목소리 톤으로 스크립트를 읽어주는 ElevenLabs(일레븐랩스), 음성과 이미지를 합쳐 영상으로 만들어주는 ‘D-ID’가 필요하다.
매쉬업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에서 이러한 생성형 AI를 만들거나 서비스에 활용하는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스캐터랩(이루다)
스캐터랩은 일상 대화 AI(Open-domain Conversational AI) ‘이루다’를 만드는 기업이다. 스캐터랩은 지난해 10월 ‘이루다2.0’을 새롭게 출시하며 사용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대화 서비스를 전개했다.
AI챗봇의 결과물은 초거대AI에 어떤 데이터를 학습시키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스캐터랩은 공감 중심의 상호작용 AI 챗봇을 만들기 위해 오픈AI와는 다른 데이터 학습과 파인튜닝(사후 미세 조정)을 진행했다. 오픈AI는 챗GPT 모델 ‘GPT-4’에 위키피디아, 웹 텍스트, 커먼크롤(Common Crawl, 500억 웹페이지의 모음) 등을 학습시킨 후, 파인튜닝 과정에서 지식 기반의 더 나은 답변을 도출하는 것에 집중했다. 반면 스캐터랩은 사용자가 실제 인간과 대화를 주고받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스캐터랩의 AI 모델 ‘루다 젠1(Luda Gen1)’에 SNS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그 후 파인튜닝을 통해 ‘20대 초반 대학생 여성 이루다’ 캐릭터에 ‘활기차고 귀엽고 철없지만 주체적인’ 성격을 부여했다.
예를 들어 ‘나 내일 회사 미팅있는데 지각하면 어떡하지?’라고 했을 때 챗GPT는 회사 미팅에 지각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해결방법과 조언을 해준다. 반면 이루다는 ‘야..ㅋㅋㅋㅋ 알람 맞춰나 일단ㅋㅋㅋ’, ‘몇시에 일어나야해?? ㅋㅋㅋ’라는 답변을 준다. 챗GPT가 문제 해결 중심의 ‘논리형 상호작용 AI 챗봇’인 것과 달리, 이루다는 공감 중심의 ‘사회형 상호작용 AI 챗봇’이기 때문이다.
이루다는 사용자와 대화로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을 높이는데 집중한다. 따라서 이루다를 만들 때도 ‘대화를 이끄는 능력’, ‘주체성과 예측 불가능성’, ‘감정의 유발’, ‘사람의 말에 대한 깊은 이해’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스캐터랩은 지난 2월 AI챗봇 ‘강다온’을 출시했다. 스캐터랩은 버추얼 휴먼 스타트업과 협업해 실제 사람 같은 얼굴을 가진 버츄얼 휴먼 캐릭터 ‘강다온’을 만들었다. 강다온은 다정하고 배려심 깊은 25살의 미술 전공 대학생을 페르소나로 설정해 다정다감한 AI 챗봇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캐터랩 김종윤 대표는 지난 3월 티타임즈 TV와의 인터뷰를 통해 “AI에이전트를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전략”이라며 “차세대 AI 챗봇 모델과 플랫폼을 결합해 오픈하는 것이 내부 목표”라고 밝혔다.
라이언로켓(온에어스튜디오, 미버스, 베리미, 스포키)
라이언로켓은 인공지능 스타트업이다. 라이언로켓은 AI 기반 영상 제작 플랫폼 ‘온에어스튜디오’, 버추얼 페이스 앱 ‘베리미’, AI 아바타 앱 ‘미버스’를 론칭했으며 최근 이미지 생성형 AI 워크플로우 웹 플랫폼 ‘스포키’를 출시했다.
• 온에어스튜디오(ONAIR STUDIO)
온에어스튜디오는 AI 보이스와 가상 모델로 더빙·자막·영상 제작을 한 번에 완성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36개의 AI 보이스, 11명이 가상 모델 선택지 중 연령, 성별, 상황별에 따라 원하는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라이언로켓은 TTS(Text To Speech)와 TTV(Text to Video) 기술을 발전시켜 서비스에 활용한다. TTS는 텍스트 음성 변환 기술로, AI에 사람이 직접 말하는 것과 같은 목소리 톤, 억양, 속도, 호흡을 학습시킨 후 자연스러운 음성을 생성한다. 영상합성기술인 TTV로는 실제 사람의 입모양을 구현하는 모델 영상을 만들 수 있다.
• 베리미(Very me)
베리미는 실제 사용자 얼굴을 기반으로 가상 얼굴을 만들어주는 앱이다. 사용자 누구나 베리미의 ‘페이스 포밍’ 기술로 단 몇 초 만에 가상 얼굴을 생성할 수 있다. 먼저 자신의 얼굴을 촬영하면 베리미가 다양한 버전의 가상 얼굴을 보여준다. 사용자는 원하는 ‘베리미 페이스’를 골라 프로필을 생성할 수 있고, 그 후 추가로 얼굴을 촬영한 사진 또는 영상을 업로드하면 최종 선정한 ‘베리미 페이스’ 스타일로 얼굴 자동 변환이 가능하다. 저작권은 사용자에게 있기 때문에 SNS 업로드에도 제한이 없다.
• 미버스(Meverse)
미버스는 AI 아바타 생성 앱이다. 사용자의 얼굴 사진 1장으로 판타지, 슈퍼히어로, 사이버펑크 등 13개의 콘셉트 중 3가지를 선택해 프로필 사진으로 지정할 수 있다. 라이언로켓은 ‘스테이블 디퓨전’ API와 ‘스왑 기술’로 미버스를 개발했다. 스테이블 디퓨전은 영국 스타트업 스태빌리티AI가 공개한 AI 이미지 모델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다. 스왑 기술은 라이언로켓의 자체 개발기술로, 오직 사진 한 장으로도 특정 이미지의 얼굴 부분을 변경할 수 있다.
• 스포키(Sporky)
스포키는 이미지 생성형 AI 워크플로우 웹 플랫폼이다. 라이언로켓은 텍스트를 이미지로 바꿔주는 기술인 TTI(Text to Image)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의 이미지 생성형 AI는 입력한 프롬프트 명령어에 따른 이미지 추출만 가능해, 높은 퀄리티의 이미지를 얻기 위해선 사용자가 직접 자료를 찾아 프롬프트 노하우를 쌓아야 했다. 라이언로켓은 이러한 불편함에 착안해 보다 쉽게 원하는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도록 스포키를 만들었다.
스포키 안에서 사용자들은 서로의 이미지 프롬프트 워크플로우를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사용자의 프롬프트 히스토리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히스토리를 참고해 더욱더 정교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것. 스포키는 출시 한 달 만에 이미지 생성 100만 건을 넘어섰고,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4만 명, 누적 프롬프트는 600만 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뤼튼테크놀로지스(뤼튼)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글쓰기 솔루션 ‘뤼튼’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뤼튼은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GPT-4, 자체 모델 등 5개가 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완성도 높은 글의 초안을 생성한다. 뤼튼에는 50여 가지의 작문 과정을 다루는 개별 툴이 탑재돼 있어 커머스 셀러, 중소상공인, 마케터,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에게 필요한 글쓰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뤼튼테크놀로지스 이세영 대표는 실제 뤼튼 이용자 중, 4050 중소상공인들과 마케터 비중이 가장 높으며 중소상공인들은 제품 상세페이지 제작, 마케터는 아이디에이션을 위해 사용한다고 밝혔다.
글쓰기 코칭 프로그램 ‘뤼튼 트레이닝’과 전문적인 문서 작성을 도와주는 ‘뤼튼 도큐먼트’는 B2B를 타깃으로 한 특화 서비스다. 뤼튼 트레이닝은 CES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서비스로, 생성형 AI가 마치 글쓰기 선생님처럼 사용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참고자료를 제안해 주는 교육용 프로그램이다. 뤼튼 도큐먼트는 사업계획서, 보고서, 보도자료 등 전문적인 글쓰기의 초안 작성을 도와주는 도구다. 사용자는 간단한 아이디어와 글의 맥락을 작성한 뒤 글을 수정하고 문서를 완성할 수 있다. 이외에도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최근 인터페이스 기반 챗봇 AI ‘챗뤼튼’을 출시했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이번달 플러그인 방식으로 다른 서비스와 연동하는 기능을 포함한 ‘뤼튼 2.0’ 플랫폼을 출시했다. 뤼튼 2.0은 챗 뤼튼과 50여 가지 툴의 콘텐츠 생성 기능을 일원화했으며, 플러그인 기술을 바탕으로 외부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AI 플랫폼이다.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문장 생성 기능을 강화하고 플러그인 기능으로 챗 뤼튼을 보조해 사용자 편리성을 더했다.
또한 상반기에는 뤼튼 2.0에서 식당과 숙박 예약, 항공권과 렌터카, 검색과 통계, 배달 앱과 커머스 기능 등 외부 서비스를 채팅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지금 내 위치에서 데이트하기 가장 좋은 양식 레스토랑을 보여줘’라고 입력하면, AI가 유명 식당 예약 앱의 레스토랑 목록을 불러와 사용자가 원하는 식당을 예약할 수 있게 돕는 식이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플랫폼에 악의적인 목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주입하거나, AI가 편향된 정보와 혐오표현을 학습하는 것을 막기 위해 딥러닝 기반의 AI 윤리 필터를 설정하고 정부와 협력을 통해 AI 윤리 준칙을 세웠다. AI 윤리 필터는 정보의 인풋과 아웃풋에 모두 작동한다. 사용자가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AI 필터가 작동해 뤼튼의 생성형 AI로 전달하고(인풋), 생성된 결과가 다시 AI 필터를 거쳐 사용자에게 결과물을 전달한다(아웃풋). 정부와의 윤리자율점검표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한 국내 기업은 이루다를 서비스하는 스캐터랩 다음으로 뤼튼테크놀로지스가 두 번째다.
지난 10월 국내 최초로 생성형 AI 응용 서비스를 출시한 뤼튼테크놀로지스는 현재 활성유저 15만 명, 생성 단어 20억 개라는 기록을 세우며 독보적인 생성형 AI 서비스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에프랩앤컴퍼니(에프랩)
에프랩앤컴퍼니는 개발자 엑셀러레이팅 서비스 ‘에프랩’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에프랩은 신입 개발자들이 중급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프랩의 멘토링은 교육생이 학습한 내용을 멘토가 면접 형태로 검증하며 학습 방향을 이끌어주는 방식이다. 기존 개발자 교육 서비스는 비교적 자동화가 쉬운 코딩테스트와 객관식 테스트처럼 정량적으로 점수를 산정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했으나 이는 자칫 주입식과 암기식 학습을 유도해 비효율적인 역량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에프랩앤컴퍼니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멘토와의 직접적인 멘토링뿐만 아니라 AI를 활용한 주관식 답변 평가와 토론을 멘토링 방법으로 채택했다. 에프랩이 올해부터 제공하고 있는 챗GPT 기반의 개발 학습 질의응답 에프랩 AI, ‘Chat-mentor(이하 챗멘토)’가 바로 해당 멘토링 서비스다.
챗멘토는 교육생에게 효과적인 교육콘텐츠를 제공하고 교육생의 역량을 온전히 평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교육생은 멘토와의 멘토링 전, 챗멘토로부터 매일 다른 주제의 기술 질문을 받고 해당 주제로 챗멘토와 토론한다. 멘토와 이야기 나눌 주제를 미리 AI와 학습함으로써, 실제 멘토링에서는 보다 높은 수준의 토론이 가능하다.
에프랩앤컴퍼니 박중수 대표는 지금까지 에프랩에서 상위 1% 개발자들이 온라인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쌓아온 7000시간의 영상 데이터와 4만 건의 멘토링 대화 기록을 기반으로 더 강력한 AI 모델로 고도화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이리얼트립
여행 슈퍼 앱 마이리얼트립은 챗GPT를 활용한 ‘AI 여행플래너’ 서비스를 출시했다. 사용자는 AI 여행플래너를 통해 여행 일정을 계획하고, 지역 맛집·명소·날씨·여행지 추천을 받는 등 대화를 통해 여행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AI 여행플래너에 ‘발리 2박 3일 일정 추천해줘’라고 입력하면 챗봇이 일정에 맞춰 명소와 액티비티 추천, 저녁 먹기 좋은 스팟 등을 지도와 함께 보내준다.
AI 여행플래너는 사용자와의 대화 맥락을 기억하기 때문에 추가 질문 대응 역시 가능하다. 사용자가 여행 일정 추천을 요청한 뒤 ‘기념품으론 뭐가 좋을까?’라는 질문을 입력하면 적절한 발리의 여행 기념품들을 제안해 준다.
이외에도 AI 여행플래너는 자녀와 함께 묵기 좋은 숙소 추천, 하와이에서 거북이를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해변 추천, 현지인이 많이 찾는 맛집 추천, 사진 찍기 좋은 스팟, 비행기표 싸게 사는 법, EPL 티켓 최저가 구매 방법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챗봇으로 계획한 일정은 마이리얼트립 내 상품페이지로 연동돼 사용자는 클릭 한 번으로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AI 여행플래너는 애플리케이션 내 홈 탭 내에서 사용 가능하다.
임플로이랩스(잡브레인)
임플로이랩스의 서비스 ‘잡브레인’은 검증 기반의 경력 관리 플랫폼이다. 임플로이랩스는 이번달 2일, GPT-4 기반 AI 챗봇 ‘브레인톡’을 출시했다.
브레인톡은 국세청에 신고된 소득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업별 연봉 정보를 제공하는 AI챗봇 서비스다. 브레인톡에는 현재까지 약 870만 건의 인증된 소득 데이터가 쌓여있으며, 28만 개 기업의 연봉에 대해 답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삼성전자 연봉 알려줘’라고 질문하면, AI챗봇이 삼성전자와 관련 계열사의 연봉 정보를 알려준다. 각 기업을 선택할 시 연도·경력·나이·연차·직군별로 연봉 분석 리포트도 제공한다. 또한 챗봇을 통해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변도 받을 수 있다. 브레인톡은 잡브레인 서비스 내에서 이용가능하다.
앞서 잡브레인은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네이버 하이퍼클로바를 활용한 ‘AI 자소서 생성’기능도 출시한 바 있다. AI 자소서 생성 기능은 사용자의 검증된 경력 데이터와 생성형 AI를 통해 완성도 높은 자소서 작성 환경을 구축한다. 임플로이랩스 김지현 대표는 지난 3월 ‘초거대 AI 비즈니스 생태계 포럼’에 참가해 AI 자소서 생성 기능 출시 후 임플로이랩스 내 자소서 작성 비율, 이력서 완성비율, 그리고 이력서 품질까지 전반적으로 주요 지표가 약 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임플로이랩스 김지현 대표는 올해 3분기에는 네이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한 개인 맞춤형 AI 리포트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